
고양이는 원래 물을 적게 마시는 동물이다. 사막에서 살던 조상의 습성이 남아 먹이에서 수분을 얻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건사료만 먹는 고양이는 만성적으로 수분이 부족하고, 이것이 나이 들어 신장 질환과 요로 문제로 이어진다.
물그릇의 위치와 개수
밥그릇 바로 옆에 물그릇을 두는 것은 사람 기준이다. 고양이는 먹이 근처의 물을 오염된 것으로 여기는 습성이 있어 조금 떨어진 곳에 두는 편이 낫다. 집 안 여러 곳에 두 세 개를 놓아 지나다니다 마시게 하는 방법이 효과가 크다.
그릇의 모양
수염이 그릇 벽에 닿는 것을 싫어하는 고양이가 많다. 입구가 넓고 얕은 그릇으로 바꾸면 마시는 양이 늘기도 한다. 재질은 플라스틱보다 도자기나 스테인리스가 냄새가 배지 않아 낫다. 매일 씻고 물을 새로 갈아 준다.
흐르는 물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많다. 정수기형 급수기를 쓰면 마시는 양이 눈에 띄게 늘기도 한다. 다만 모터 소리를 무서워하는 고양이도 있으니 반응을 보고 정한다. 급수기는 필터와 통을 자주 청소하지 않으면 오히려 위생이 나빠진다.
먹이로 수분 보충하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습식 사료를 섞는 것이다. 건사료의 수분은 십 퍼센트 안팎이지만 습식은 칠십에서 팔십 퍼센트다. 하루 한 끼만 습식으로 바꿔도 전체 수분 섭취가 크게 늘어난다. 건사료에 물이나 육수를 조금 부어 주는 방법도 있다.
얼마나 마시면 되나
체중 일 킬로그램당 하루 사오십 밀리리터가 기준이다. 사 킬로그램 고양이면 이백 밀리리터 안팎이다. 물그릇에 눈금을 표시해 두면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갑자기 물을 아주 많이 마시기 시작하는 것도 신장이나 당뇨의 신호이니 병원에 간다.
그릇 청소를 매일 한다
물그릇 안쪽을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끈거리면 세균막이 생긴 것이다. 물만 갈아 주고 그릇을 씻지 않으면 이 막이 점점 두꺼워지고, 고양이는 냄새 때문에 마시기를 꺼린다.
매일 물을 갈면서 그릇 안쪽을 수세미로 한 번 문질러 헹구는 것이 좋다. 주에 한 번은 세제로 씻는다. 급수기를 쓴다면 물통뿐 아니라 물이 지나가는 관과 모터 주변까지 분해해 닦아야 한다. 청소가 번거로워 방치할 바에는 단순한 그릇 여러 개가 낫다.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기록해 두면 건강 변화를 일찍 알아챌 수 있다. 주에 한 번 같은 요일에 물그릇을 채운 양과 다음 날 남은 양을 적어 두는 정도면 충분하다. 고양이는 아플 때 티를 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숫자의 변화가 첫 신호가 되는 경우가 많다. 체중을 함께 적어 두면 더 좋다.
물 한 가지만 신경 써도 고양이의 노년이 달라진다. 오늘 그릇 위치를 한 번 바꿔 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