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가 화장실 밖에 실수를 하면 대부분 버릇이나 반항으로 오해한다. 그런데 고양이의 배변 문제는 거의 언제나 환경에서 온다. 화장실의 위치, 개수, 청결 세 가지를 점검하면 상당수가 해결된다.
개수는 고양이 수 더하기 하나
한 마리면 두 개, 두 마리면 세 개가 기준이다. 고양이는 소변과 대변을 다른 곳에서 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고, 여러 마리가 살면 화장실을 두고 미묘한 서열이 생긴다. 화장실이 하나뿐이면 힘이 약한 고양이가 참다가 다른 곳에 보게 된다.
위치가 절반이다
사람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목, 세탁기나 보일러 옆처럼 갑자기 소리가 나는 곳, 밥그릇 바로 옆은 피한다. 고양이는 배변할 때 무방비 상태라 조용하고 시야가 트인 곳을 원한다. 구석이되 막다른 곳이 아닌 자리, 즉 도망갈 길이 두 방향인 자리가 좋다.
모래와 청결
고양이는 대부분 알갱이가 곱고 향이 없는 모래를 선호한다. 향이 강한 모래는 사람에게는 좋아도 고양이에게는 거부 이유가 된다. 하루 한 번은 덩어리를 치우고, 한 달에 한 번은 모래를 전부 갈고 통을 씻는다. 화장실이 더러우면 고양이는 참거나 다른 곳을 찾는다.
갑자기 실수한다면 병원부터
평소 잘 쓰던 고양이가 갑자기 화장실 밖에 소변을 보거나 자주 들락거리면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일 수 있다. 특히 수컷이 화장실에서 힘을 주는데 소변이 안 나오면 응급 상황이다. 환경을 고치기 전에 병원 진료를 먼저 받는다.
덮개형과 평판형
지붕이 있는 덮개형 화장실은 모래가 튀지 않고 냄새가 덜 퍼져 사람에게 편하다. 하지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안이 좁고 냄새가 갇히며 시야가 막힌다. 덮개형을 쓰는데 실수가 잦다면 뚜껑을 열어 놓고 며칠 관찰해 본다.
크기도 중요하다. 고양이가 안에서 한 바퀴 돌 수 있고 몸을 완전히 펼 수 있어야 한다. 시판 화장실이 작다고 느껴지면 큰 정리함에 입구를 내어 쓰는 보호자도 많다. 몸길이의 한 배 반이 기준이니 다 자란 고양이라면 생각보다 큰 통이 필요하다.
화장실을 옮길 때는 한 번에 멀리 옮기지 않는다. 하루에 몇십 센티미터씩 며칠에 걸쳐 이동시키면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갑자기 다른 방으로 옮기면 고양이는 화장실이 사라졌다고 인식해 원래 자리에 볼일을 본다. 새 화장실을 추가할 때도 기존 것을 그대로 두고 며칠 함께 쓰게 한 뒤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화장실 문제는 고양이를 키우며 가장 흔하게 겪는 어려움이지만 원인은 대개 단순하다. 위치와 개수부터 바꿔 보길 권한다. 고양이는 불편을 말로 하지 못하고 행동으로 보여 준다. 실수를 문제 행동으로 보지 말고 신호로 읽으면 해결이 훨씬 빠르다.